국민일보 2005-07-17 18:49]

이달 초 여름 휴가를 위해 인터넷으로 강원도의 한 펜션을 예약했던 양모(38·서울 상도동)씨는 지난 15일 인터넷 펜션 예약 중개사이트 운영자에게 전화를 걸어 “아무래도 사기당한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중개사이트를 거치지 않고 펜션업자 홈페이지에서 직접 예약하고 계약금까지 온라인으로 입금했는데 휴가를 떠나기 직전에 확인차 전화했더니 통화가 되지 않더라는 것이다. 양씨는 “이상하다 싶어 예약한 펜션 홈페이지를 자세히 살펴보니 사업자등록번호가 없었다”며 “지난해 펜션 사기가 극성이었다는 말은 들었지만 올해 또 그럴 줄은 몰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인터넷에 그림 같은 펜션 사진을 띄워 놓고 엉뚱한 주소를 안내한 뒤 예약자를 모집,계약금만 챙겨 달아나는 휴가철 펜션 사기가 올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펜션 안내 사이트 운영자 최모(32)씨는 17일 “펜션 사기 사이트를 발견했다는 회원들의 제보가 최근 속속 들어오고 있다”며 “한 회원이 알려온 사이트는 강원도 지역 펜션 홈페이지였는데 게재된 건물 사진은 충청도의 모 펜션 사진이었다”고 밝혔다.

최씨는 “이런 경우 예약을 하고 찾아가 보면 펜션은 없고 황무지만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지난해에도 이런 수법에 많은 사람들이 사기당해 휴가를 망쳤는데 올해도 숙박시설 구하기가 쉽지 않은 강원지역을 중심으로 여전히 활개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휴가철이 본격화되면서 경찰에도 유령펜션 사기단 첩보가 여러건 접수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펜션사기 사이트로 추정되는 홈페이지 개설자 3∼4명의 행적을 쫓고 있다”며 “지방경찰청마다 사이버수사대를 중심으로 전담팀을 꾸리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 강릉시는 최근 홈페이지 안내문을 통해 “지난해 강릉 소재 업소를 가장한 유령펜션 사기극이 많았다”며 “인터넷으로 숙박업소를 예약할 경우 계약금을 입금하기 전 강릉시에 신고된 업소인지 꼭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펜션 안내사이트 운영자들은 “계약금 결제를 신용카드 대신 현금으로만 하도록 요구할 경우 일단 의심해봐야 한다”며 “펜션 홈페이지에 사업자등록번호가 있는지,관할 세무서 홈페이지에 실제 존재하는 사업장인지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준구기자 eyes@kmib.co.kr